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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티 재방📺

올리브영이 하버드에 나왔다고?

by 마케티 2025. 5. 15.

요즘 거리 걷다 보면 유난히 자주 마주치는 간판이 하나 있죠?
바로 초록색 사각형 간판, 올리브영입니다.

 

한때 "약 파는 데야?", "화장품 편집숍인가?" 싶던 올리브영은 어느새

10대부터 50대, 혹은 그 이상까지전 세대를 아우르는 핫플레이스가 되었고,

 

2024년 기준 매출 4조 8천억 원을 돌파한 괴물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오늘은 올리브영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전략까지

함께 들여다볼게요 😊

 


 

# 올리브영의 탄생

 

CJ는 1999년 서울 신사동에 올리브영 1호점을 처음 오픈했습니다.

초창기에는 드러그스토어의 개념으로 시작했는데요.

 

드러그스토어란 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가 가능한 일반 의약품을 중심으로 건강이나

미용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를 말해요.


올리브영 역시 화장품 + 의약외품 + 건강식품 + 간단한 잡화를 파는 공간 정도로 출발했죠.

이런 인식의 혼란 속에서 올리브영은 한동안 컨셉 불명 잡화점처럼 보였어요.

 

오픈하자마자 올리브영은 약사회의 강한 반발에 휘둘렸습니다.

의약외품과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약국 침해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로

약사 단체들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실제로 논란이 꽤 오래 지속됐습니다.

 

그렇게 2000년대 중반까지 큰 대중성 없이 운영된 올리브영은 드러그스토어 모델을 탈피하고

H&B스토어(뷰티 중심의 헬스스토어)로 방향을 틀기 시작합니다.

 

# 중소 K뷰티 발굴·육성

H&B스토어로 입지를 다지던 2010년경, 올리브영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어요.
바로 뷰티 대기업들의 자체 브랜드 키우기 때문인데요.
아모레퍼시픽 등 올리브영이 판매하는 제품 공급 대부분을 차지했던 뷰티 대기업이
자체 브랜드 키우기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이 시기 미샤,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등 자체 뷰티 로드숍
국내 상권에 들불처럼 번져 나가기 시작했죠.
자사 로드숍을 우선하다 보니 올리브영으로 납품은 당연히 제한됐고,
올리브영은 매장에서 팔 상품을 구하지 못하는 지경에 처했습니다.

 

 

올리브영이 대안으로 찾아 나선 것이 바로 중소 뷰티 브랜드입니다.
제품력은 있지만 자본 부족으로 전국 판매 채널을 만들기 어렵고, 마케팅 여력도 없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하나씩 찾아다니기 시작했죠.

생소하지만 경쟁력 있는
중소 브랜드를 적극 입점시키고 올리브영이 홍보·판매·마케팅을
돕는 방식으로
함께 브랜드를 알려 나가는 전략을 택했어요.
인지도 높은 대기업 위주로 뷰티 시장이 형성돼 있던 당시로서는, 도박에 가까운 전략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업계의 판을 흔들기 시작했죠.
 

 

중소 뷰티 입점 효과는 확실했어요.
가성비가 뛰어난 새로운 뷰티 상품에 목말라 있던 소비자 수요를 제대로 건드렸죠.
올리브영은 다른 로드숍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채널로서 포지셔닝했죠.
2010년대 이후 메디힐, 아이소이, 닥터자르트, 닥터지 등 이른바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중심으로
올리브영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져갔어요.  
이렇게 올리브영은 중소 뷰티 브랜드의 등용문 역할을 하며, 대중성을 얻었어요.
때마침, 브랜드마다 별도 매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의 로드샵 구조는
고정비 부담과 채널 중복이라는 한계에 부딪혔고, 결국 많은 로드숍들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반면 올리브영은 오히려 한 매장 안에 다양한 브랜드를 모은 멀티 스토어 전략으로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결국 로드숍이 쓰러질수록, 올리브영은 뷰티 유통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죠.

 

# 체험 중심 공간으로의 진화

중소 브랜드 중심의 입점 전략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
올리브영은 다시 한 번 큰 변화를 시도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서, 경험하고 비교하고 선택하는
공간으로 매장을 재설계한 것인데요.  

기존의 로드숍은 브랜드 중심으로 진열돼 있었지만, 올리브영은 브랜드 구역을 과감히 없애고
기능별 존(zone) 구성을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트러블 케어존, 안티에이징존, 클렌징존 등 고객이 ‘효과’ 기준으로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어요.
또한 매장 곳곳에 제품 테스터와 거울, 위생용품, 미니 조명까지 마련하면서
단순 쇼핑을 넘어 즐기는 뷰티 경험을 제공했죠.

 

 

최근에는 단순한 기능 체험을 넘어, 체험형 뷰티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어요.
지난 4월, 올리브영은 연말까지 전국 주요 상권 내 중대형 매장 100여곳에
신규 뷰티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어요. 1020세대의 개인화된 소비 트렌드에 맞춘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신규 서비스는 피부 타입을 측정해보는 체험형 공간인데요.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직접 측정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장에 비치된 스킨스캔 기기로 두피와 피부를 분석하면, 성분, 제형, 피부타입 등을
고려한 제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라고 해요.
실제 이러한 체험은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성수 매장에서 스킨스캔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제품 구매
전환률이 무려 78%에 달한다고 하네요🙂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매년 매출액이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6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또, 점포 수도 2010년 당시 전국 91개에 불과했지만 2024년 기준으로 약 1,371개 매장
오픈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죠.

 

# 하버드가 분석한 올리브영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눈여겨 보고 있어요.
지난 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MBA의 교수진은 한국을 방문해,
올리브영의 임직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올리브영의 혁신에 대한 수업 교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올리브영: 뷰티 혁신을 창출하다'((Olive Young: Formulating Beauty Innovation) 라는 교재를 만들어,
하버드가 발간하는 세계적 권위의 경영 저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리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정말 대단하죠?👍
지금부터는 하버드 MBA가 꼽은 올리브영의 핵심 전략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1. MD 조직의 힘

 

흔히 유통의 꽃은 MD(Merchandiser)라는 말이 있죠?
올리브영에서 MD직무의 역할은 아주 막중하다고 하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중소 브랜드를 진출시키는 전략에서 볼 수 있듯이,
악조건 속에서 제품을 소싱하는 작업을 통해 올리브영 MD 조직의 맷집은 강해졌는데요.
올리브영은 전체 취급 아이템이 약 2만 개가 넘어가기 떄문에 MD 조직은
소비자의 선호도와 시장 동향을 면밀히 파악한다고 합니다.
가격 설정, 재고관리는 물론 판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품 진열, 마케팅, 단종 여부까지 결정하죠.
실제로 경력 1~2년차 MD도 수십억 상당의 재고를 관리하도록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다고 해요.

올리브영은 MD 직무 직원들을 위해 사내 교육 제도 운영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MD 커뮤니티와 MD 아카데미라는 두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신상품 출시 전 사내 모든 MD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공유한다고 하죠.
또, 이러한 과정은 모두 각 브랜드사에 전파되어 함께 전략을 수립한다고 합니다.
올리브영에서 MD 직무 직원들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에요.

결국 올리브영의 성장에는 HRD의 노력도 한몫 했다고 이해할 수 있죠. 

 

 

2. 옴니채널 혁신, 온-오프 통합
올리브영은 옴니채널 혁신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계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해요.
전국 1,37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주문 대응을 위한 도심 물류 창고로 활용하고,
140억 원을 투자해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어요.
또, 2018년에는 업계 최초로 3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죠.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3시간 이내 원하는 장소에서 받아볼 수 있고, 매장에서도 직접
픽업도 가능한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는 온라인 채널을 활성화하는 데 큰 기폭제가 되었어요.
실제로 올리브영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죠.
운영 효율성을 위해 IT 역량도 강화했어요. 2021년 7명이던 개발 조직 인력은 현재 20배 이상 늘어,
약 150명정도라고 해요. 또, 2022년에는 AI 회사 로켓뷰를 인수해 독자적인 제품 추천 시스템을
개발해 구매 전환율을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3. 고객의 쇼핑 자율권 부여
하버드 MBA가 꼽은 올리브영의 세 번째 핵심 전략은 고객 경험 혁신이에요.
"올리브영입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주세요"라는 멘트를 매장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데요.

올리브영의 대표 멘트로 대변되는 이 문장은 밀착 접객이
당연시되던 뷰티 소매업계에 변화를 준 혁신이라고 합니다.
 
올리브영은 발견형 쇼핑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고객들이 자유롭게 매장을 돌며 제품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어요.
고객이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 자유롭게 쇼핑하도록 했죠.
고객에게 최대한 쇼핑의 자율권을 부여한 발견형 쇼핑은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뷰티 소매업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어요.
위 3가지는 하버드 MBA가 분석한 올리브영의 성공 전략인데요.
때마침 올해 2월, 올리브영은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해 미국 진출 소식을 알렸어요.

로스엔젤레스에 법인을 설립했고, 부지 선정을 거쳐 곧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해외에서의 올리브영의 모습이 어떻게 될 지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올리브영의 시작은 낯설고 불완전했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소비자의 변화를 읽었고,

그에 맞는 유통의 형태를 스스로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했고, 그 전략은 결국 새로운 기준이 되어 돌아왔죠.

이제 올리브영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장 중입니다.

 

이 브랜드가 가진 진짜 힘은 '제품을 파는 공간'이 아닌, '발견과 경험의 무대'를 만든 데에 있다는 사실,

우리는 꼭 기억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에게도 이렇게 물어볼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설계하고 있나요?”

“위기를 만났을 때,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을까요?”

 

마케티는 다음 뉴스레터에서도 이처럼 브랜드의 성장을 이끄는 전략과 인사이트로 다시 찾아올게요.

그때까지, 우리 각자의 올리브영을 상상해보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